가끔은 그냥 이유 없이 바람 좀 쐬고 싶을 때가 있어요. 어디 멀리 가는 게 아니어도, 집 앞 골목이라도 괜히 걷고 싶어지는 그런 날들 있잖아요. 저도 최근에 그런 날이 있었거든요. 머리는 복잡하고, 가만히 있으면 더 답답하고… 뭔가 좀 정리하고 싶은데 딱히 생각은 정리가 안 되고. 그래서 그냥 나갔어요. 아무 이유 없이. 그냥 바람 맞으러.사실 처음엔 ‘바람 좀 쐬고 오자’ 했던 게, 나가보니까 마음이 조금씩 풀리더라고요. 햇살이 은근히 따뜻하고,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도 좋고, 지나가는 사람들 보면서 괜히 멍 때리게 되고. 그러면서 그날 내가 왜 그리 답답했는지도 조금은 알겠더라고요. 그냥 너무 꽉 조인 상태로 살고 있었던 거죠. 너무 참고 있었던 거고. 나도 모르게 숨 막히는 줄도 모르고.그래서 그날..